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루카 1, 26-38>

어제 꿈에 어디서 특강을 시작하면서 “저는 가진 것 없고 모두 주님의 것을 전할 뿐입니다. 모든 것은 주님의 것입니다. 이런 뜻으로 말씀을 듣기 바랍니다.”하며 여러 가지 말을 하면서 내 것은 없고 하느님에게서 빌려온 말씀이라고 말하다 깼습니다. 주님의 종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묵상하면서 최종적으로 ‘내 생명까지도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께 빌려 받은 것이네. 그래서 죽음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네.’ 하며 전반적인 제 삶을 생각했습니다.

나누며 산다는 것은 결국 내 것을 내주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 받은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며, 사제직 자체도 내가 받아 나의 것이 아니라 주님의 영원한 사제직을 빌려 받고 돌려 드려야 할 것이니 내 삶인 것처럼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라 빌려 받은 것이며, 아버지가 주시지 않으면 가지고 누리고 보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릴 때 생각을 하면 철부지, 무지하고 미약한 존재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지금은 힘 있는 자리에서 가진 것 있고,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에 마음 빼앗기고 기억력이 미약해서 잊고 살지만, 본래 우리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갑니다. 남긴 것을 내 것이라 못하고 놓고 가는 것을 누가 하든지 알 수 없습니다. 옛날 어떤 수도사제가 남 앞에 강론을 잘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하루는 강론하다가 말을 못 하고 강단에서 내려오면서 “나의 일은 끝났습니다. 제가 지금껏 강론을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수도원의 한 수사님 기도 덕분이었습니다.” 그 수사님의 임종으로 강론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며 그 후부터는 좋은 강론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내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지난날의 약점이나 상처를 내려놓지 못합니다. 그것은 지나친 이기심에서입니다. 자기를 떠나지 못하면 과거의 일에 노예가 됩니다. 주님의 자비심에 의탁하고 지금 평화와 기쁨 속에 살아 주님 앞에서 행복한 날을 보내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야 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내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있는 것 같은 모든 것은 주님이 빌려주셨다가 거두어가는 것뿐입니다. 주님만이 우리의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