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며 사람이신 그리스도 <마태 1, 1-17>

주님이 오실 날이 이제 9일 남았습니다. 서둘러 주님의 오심을 맞이하고 오시는 분의 분명한 근본을 아는 것이 오시는 주님을 더 정성껏 맞이할 수 있습니다. 역사 안에 현존하는 이름 있는 사람의 출생을 신비스럽게 표현하지만, 우리가 믿고 따르는 주님의 역사는 너무나 현실적이고 사람으로 오신 것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주님의 족보를 들추어 알려주었습니다. 주님은 하늘에서 오셨지만, 땅에 이슬비처럼 내려오신 분이십니다. 태양의 에너지가 땅에 내려와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여 온갖 땅의 생명이 생명을 받고 성장하고 결실을 보듯이 주님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사람이 되셔서 사람 가운데 살아서 움직이시다가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우리도 시간과 공간 안에 살게 된 것은 부모님 밑에 자라서 하느님 아버지의 명을 받아 아버지와 깊은 친교를 맺으며 세상 안에 머물러 움직이고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한 사람의 역사가 시작되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내가 사는 것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역사 안에 오신 것처럼 지금도 현실 안에 현존하셔서 우리와 함께 살아 움직이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 삶의 근본은 주님의 말씀으로 살고, 주님의 뜻을 따라 살며, 주님과 함께 산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이 시간과 공간 안에 인간의 역사와 삶을 통해 살아 움직이며 내 안에, 너 안에, 현실 안에 계신 분은 인간의 고뇌와 인간적 약점 안에 우리의 친구 되어 주님의 길을 함께 갑니다.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바로 이 땅에서 함께 걸어가고 목적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지금 그 길에서 외로움을 느끼십니까? 그러면 주님 곁으로 가셔서 주님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져 보세요. 주님도 외롭고 힘이 드는 일이 있을 때 외지고 깊은 곳에서 아버지를 만나서 깊은 기도의 시간을 가지고 힘을 얻고 장애를 뛰어넘을 힘을 아버지께 받으시고 그 큰 십자가의 고통을 이겨내셨습니다. 가세요. 주님을 만나 위로받고, 힘을 받으러 외지고 조용한 곳에서 이 땅에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 빛나고 향기 품으며 많은 이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이끌어 가시는 사도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은 바로 당신 옆에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