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오시는 길 <마태 17, 10-13>

하느님의 나라는 거룩하고, 깨끗합니다. 온갖 고난을 예측하는 일 앞에 세례자 요한이라는 예언자를 미리 보내시어 주님의 길을 닦게 하시고 주님 오심을 준비시키셨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는 알아보고 어떤 이는 알아보지 못하여 주님의 오심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앞에 오신 분이 무엇을 하셨으며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면서 주님의 성탄 축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주님의 오심은 이미 역사 안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현존하시는 주님과 기다려서 만나려는 주님은 같은 주님이시지만, 현실 속에서 낮이 있으면 밤이 찾아오고 매일 새 아침을 맞이하며 새로운 각오와 결심을 실천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할까요? 연말연시 내년도 달력 준비, 새해 해맞이 준비는 하면서 귀하게 오시는 주님을 그저 기념식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면서 이번 대림 시기를 잘 준비하려고 시작한 큰 고개 성당을 가보니 주님 맞이 준비하는 모습이 이름다웠습니다. 특강을 준비하고, 하느님을 찾아 만나고, 만나서 친교를 맺으며, 기도 즉, 대화의 기회를 만들어 기도의 삶을 이야기하고, 하느님과 친숙하게 지냅니다. 몸이 준비되지 않았으면 정화의 기회를 갖고, 회개하는 올바른 삶을 통해 이웃과 함께 순수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사랑인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믿는 사람 각자가 준비해야 합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성탄 노래 속에 들뜬 시간이 아니라 기도와 묵상 시간을 더 가지고 “오소서 주님이여, 이슬처럼 아침을 기다리는 모든 생명에 임하시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바로 이런 준비를 통해 주님이 참으로 기쁘고 즐겁게 우리 곁으로 사뿐히 다가오셔서 함께 기뻐하고, 함께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에 감사하고, 찬미하며, 기도와 깊은 명상 속에서 즐거움과 천상의 행복을 가져오시는 주님을 맞이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