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향기를 발하는 수도자 <루카 11, 33-36>

우리는 태양보다 더 밝은 빛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태양 빛으로도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기구가 있습니다. 그것을 현미경이라고 합니다. 현미경 없이는 공중에 떠돌아다니는 온갖 병균을 볼 수 없으며 몸 구석구석을 보려면 레이저 광선을 통해 찍혀진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보다도 더 밝은 빛은 없을까요? 찾아보세요. 그것은 마음의 눈입니다. 마음으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영이신 하느님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몸의 등불은 당신의 눈입니다.” 다음 따라오는 말씀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당신의 눈이 밝을 때 당신의 온몸도 밝고 눈이 흐릴 때 당신의 몸도 어둡습니다.

마음의 눈은 무엇을 뜻합니까? 몸이 등불이 되게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시편 안에 “하느님의 빛으로 빛을 보게 하는 말씀처럼” 이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의 눈은 마음의 눈에서 광채가 나고 그 몸도 빛을 발하게 됩니다.

수도자의 몸에서 빛이 나고 향기가 나와야 어두운 세상을 비추고 냄새나는 세상을 향기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공상입니까? 꿈일 뿐입니까? 아닙니다. 우리 수도원을 방문해서 피정하는 사람 중 상담하는 5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상담 전에 질문해보면 모두가 수사님들의 기도하는 모습과 수도원에 감도는 평화를 느낀다고 합니다.

저는 상담 전문 지식은 없지만, 상담의 효과는 대단합니다. 그 힘은 첫째로는 하느님의 은총이지만 직접적 영향은 수도자의 몸에서 발하는 빛과 향기입니다.

어제 지인 중에 한 분이 카톡으로 보내온 명심보감, 마음을 밝게 해주는 보물입니다.

“천명” 2편에 <순천자존 역천지망> “하늘에 순종하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라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 수족의 주보 성녀인 오틸리아 축일을 맞이하여 특별히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수도자로서 어떤 표양이 참된 빛인지, 좋은 향기를 풍기며 사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님의 기도 안에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사는 것이며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하듯이 우리의 삶을 통해 빛이 발해야 한다는 것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도자의 몸에서 발하는 빛으로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마음의 눈으로 보고 전하는 수도자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수족 보호자 축일에 임하여 수도원에서 미사 강론을 그대로 올립니다. 여기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띈 믿음을 사는 모든 이를 수도자란 말을 대신 바꾸어 묵상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