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을 사랑하시는 주님 <루카 21, 1-4>

가난하게 세상에 오신 주님은 가난한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과 배려심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사도들을 부르시며 고관대작이나 높은 지식을 가진 사람도 아니요, 부자들만 찾아다니신 것도 아닙니다. 주님이 가까이하시던 사람은 노숙자, 병으로 신음하는 사람, 사람들에게 소외된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오늘 과부의 몇 푼 안 되는 헌금을 높이 사신 것도 가난한 사람은 없는 가운데서 큰 헌금을 내지 못해도 기죽지 말고 자신 있게 주님 봉헌에 동참하시라고 하십니다. 어제 종신 봉헌하는 여형제 중에 “나 같은 사람이 어찌 주님 앞에 나가서 봉헌하겠습니까?” 저는 “바로 그 부족함을 느끼는 마음이 준비된 것이며 주님 앞에 더 잘하겠다는 여운을 남기는 것이니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지금의 마음을 계속 가지시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기업 운영이나 사업을 하려고 수도자나 전교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죄와 악으로 찌든 사람들에게 참 기쁨을 주고 아름다운 공동체 안에 현존하기 위함입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려고 오지 않고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는 말씀도 우리 같은 죄인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우리 수도원의 일은 어제 들어온 청원자 수련자가 일을 다 합니다. 규칙도 빈틈없이 실천하고 가난한 수도자로 살아갑니다. 어떤 자리나 위치에 오르면 선배 대우나 받고 규칙 밖에 있는 사람처럼 살아갑니다. 저는 요사이 새로 시작하는 수도자처럼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성당에 필요해서 다른 형제에게 부탁하는 말을 하니 “신부님 성당에서 이야기하는 것 아닙니다.”하고 충고하기에 “네, 미안합니다.” 대답하고 후배에게 충고 듣고 ‘규칙을 어기는 사람으로 취급받으니 나는 더 배워서 실천해야 하는 사람이야’ 하며 그 후부터 성당에서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그 지역의 대주교가 수녀원을 찾아와서 “이 수녀원에서 나를 위해 기도하는 수녀님을 현몽으로 보았는데 감사하러 왔다.”고 하며 수녀님 만나고 싶다고 하니 원장 수녀님 “나 아닙니까?” “아니요” 부원장부터 열심하고 똑똑한 수녀 모두를 보여주어도 아니라고 하니 “이제 다른 수녀 없습니다.” 그런데 이름 없고 쓸모없는 수녀가 주방 구석에서 다른 능력이 없어 감자만 벗길 줄 아는 못나고 보잘것없는 수녀를 부르며 “아니다.” 했는데 주교님 보시더니 “바로 이 수녀입니다.” 하니 수녀님 “저는 하는 것이 감자 껍질 벗기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감자 벗기며 이 교구의 신자들이 죄를 씻고 깨끗한 영혼으로 살기를 기도하였을 뿐입니다.” 가난한 이가 가난한 이를 돕고, 힘이 되고, 필요한 일에 필요가 됩니다.

작은 정성이 큰일을 하고 작은 이의 기도가 주님 앞에 힘 있는 기도임을 알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