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해방자 <마태 9, 9-13>

우리는 죄와 악에서 구원을 기다리며 주의 기도를 하면서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주님께 참 해방을 간구합니다. 우리를 얽어매려는 것은 죄와 악입니다. 죄와 악을 멀리하여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가야만 죄와 악을 제거합니다. 집에 불이 났을 때 불을 피해 도망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방관들처럼 불속에 뛰어 들어가야 불을 끌 수 있듯이 죄인의 무리에 들어가야 죄인을 구할 수 있고 악이 무엇이지 알아야 악에서 구해집니다.

교회는 순수하고 깨끗하고 죄에 물들지 않아야 되는 것이 아니라, 죄인을 구하려면 죄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병자를 치유하기 위해 병균과 싸워 이기려고 예방주사 즉, 병균을 몸에 접촉시켜 방어 능력을 키워 면역력을 키워야 합니다.

오늘 주님은 죄인들과 음식을 나누는 모습을 비난하는 그들에게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하심으로써 죄인들과 어울려야 죄인을 구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주님은 100마리 양의 비유 속에도 성한 99마리는 버려두고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아 산과 들로 헤매어 찾아서 어깨에 메고 돌아오심으로써 죄인을 죄에서 해방시켜 주시는 분입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이유는 죄와 악이 넘치는 세상 안에 뛰어드셔서 우리와 똑같이 사시고 인생의 가장 밑바닥의 온갖 고생을 감수하시고 체험하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참된 해방자입니다.

주님께서 마태오를 부르시며 “나를 따라라.” 하신 것같이 주님을 따라나서려면 주님과 같은 해방자가 되어야 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 “사람 살려라” 소리 지르면 살릴 수 없습니다. 옷 입은 채로 물속에 뛰어들어야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온 세상 가장 가난하고 비참하고 불쌍한 사람들의 해방자로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분석하고 자기가 서 있는 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협력적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음성 꽃동네, 지금은 필요 이상의 거대한 조직이 되었지만,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아 작은 일에 무관심하게 됨으로써 소외된 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그들을 돌보지 않아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얻어먹는 사람 속에 들어가 시작한 일에서 생겼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소외된 이 안에 그들과 더불어 살아서 참 해방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나이도 나이고 힘이 없어 그렇게 못하지만 수도원 안에서 상담하려는 사람과 상담 중에 그 사람의 고통을 함께 하며 나의 지난 체험을 중심으로 상담하면서 상담자를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일을 합니다. 어제만 해도 세 사람 만나 오전 3시간 30분, 오후 4시간 40분 상담하였지만 당면한 고통에서 해방될 때 모든 피로가 사라집니다. 방금 글을 쓰는데 전화벨이 울리며 강의 후 9시 30분부터 상담 손님이 오셨다고 하는 소리 저에게는 기쁜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