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서 자유로운 삶 <루카 6, 6-11>

바다에 가서 갈매기가 자유스럽게 나는 것을 보면 무한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어떤 궤도를 따라 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쉴 새 없이 나는 모습은 마음을 자유롭게 합니다. 들판 여기저기에 코스모스가 피어나 꽃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정경은 속이 시원해집니다. 수도자는 틀에 박혀 살고 있지만, 마음은 저 무한한 세상에 있어 마음껏 날아오르는 삶이 있어 순명으로 매여 있는 삶에 자유를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이는 세상의 어떤 가치에도 매여 있지 않기에 가능합니다. 우리를 얽매는 것은 규범이 아니라 권력, 재력, 명예심입니다. 사람을 틀 속에 넣고 맞추어 판단하려는 사람은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규칙이 이러니까 이렇게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규칙이 이러해도 저렇게 살 수 있다.”가 가장 인간다운 삶이 됩니다.

오늘 율법 학자들이 주님의 행동을 놓고 고발하고 비난하는 것에 주님께서는 관계하지 않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손을 낫게 해주셨습니다. 모든 규칙은 공동체의 일치를 위한 것이고 서로 불편이 없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죄 있어 보이는 사람을 확증도 없이 구금하고, 고문하고, 죽이는 행위는 인간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하느님 최고의 법인 사랑을 거스르는 죄악입니다.

자비와 인자와 사랑의 법을 중하게 여기는 종교나 요사이 공산주의 이상을 따라 평등과 박애 사상이나 교회 안에 새롭게 일어나는 해방 신학의 정신이 모두가 사람의 자유를 속박하려는 틀에서 행복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사제로 살기 시작하면서 존재의 의미가 생긴 사람입니다. 상담하다가 시간 경을 알리는 소리를 듣고도 상담을 계속하는 것은 상담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는 뜻입니다. 이야기 중 말을 끊거나 뒤로 미루면 서로 해결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틀을 깨는 일이지만 저는 틀 속에 갇혀 있기보다 사랑을 우선으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성 니고나오 주교와 성 바실리오 은수자의 이야기를 마음에 새기고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 초대받아 잔칫집으로 가는 중 길에서 구렁텅이에 마차가 빠져 혼자서 끌어내지 못하는 것을 본 두 성인은 한 사람은 지나가자 한 사람은 도와주자 하다가 니고나오 성인만 마차를 끌어내다가 예복을 다 망치게 되어 하느님 앞에 나서기 부끄러웠는데 하느님의 칭찬을 듣고 상으로 일 년에 두 번 축일을 지내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것도 틀을 깨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규제나 틀 때문에 해야 할 인간의 도리를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