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것이 모두 은총이었구나! <루카 4, 16-30>

지난날 힘든 고통이라 생각했던 모든 것이 하느님 아버지의 은총이며 저를 여기까지 데려오신 주님의 깊은 뜻이었다고 확신하는 시간 감동과 감사와 찬미의 노래가 절로 나와 기도 시간 구구절절이 마음을 울려주고 착한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는 현실에 주님께 감사합니다.

주님은 가난 가운데 태어나 어려서부터 일을 해야 하는 삶을 30여 년을 지내고, 집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3년 하시면서 온갖 사람들의 비난 대상이었습니다. 미친 사람 취급을 받고, 마귀의 우두머리로 오인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고향 사람들에게 별 볼 일 없는 목수의 아들로 들을 것도, 맞아들일 것도 없는 사람으로 동네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참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며칠 전 부제품을 준비하는 수도회 학생이 10일 피정 후 저에게 마지막 상담을 청하여 2시간 이야기를 나누다가 “신부님은 무엇을 전공하셨습니까?” “나는 사제로서 사목신학을 공의회 주교들 모시고 결정한 공의회 문헌을 보며 배웠습니다. 그 외에 전공과목이 없습니다.” 이렇게 된 일들은 모두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제가 6살 때 세례를 받게 된 것은 큰 집의 나이 어린 동생이 어려서 마마 병에 걸려 죽게 되었는데 우리 어머니가 어디서 들으셨는지 천주교회에 가서 대세를 받으면 살아날 수 있다고 하여 원산 성당에 가서 대세를 받았으나 천당에 보냈습니다. 그 후 큰집 작은 집 어머니들만 성당에 나가 세례를 받으며 저도 어려서 받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를 겪고, 해방을 보고, 원산에서 공산당의 종교 박해, 강제 교육 등이 싫어서 인천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내려왔습니다. 거지처럼 살다가 겨우 초등학교 졸업하고 15살부터 가난한 가정을 도우려고 가게 심부름꾼, 공사장의 물건 감시하는 사람, 마지막에는 인천 세관의 급사로 있었습니다. 6.25로 제주도, 부산으로 떠돌이 생활하면서 부산 부두에서 10개월 부두 노동, 미군 부대 쓰레기 조합의 자동차 조수, 17살에 면허 없이 운전하다가 부산진 경찰서에 10일 동안 유치장에 구금되기도 하고 그 후, 미군 부대 목공소에 취직하여 식구들이 인천에서 부산으로 모두 내려와서 살다가 18살 때 아버지가 배를 타시면서 가정이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집을 살 돈이 없어 판잣집에서 살기도 했습니다. 나이 19살에 고등학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미사의 은혜를 받고 <한 달 공부할 수 있도록 바라며 미사 참례> 그 후 공부를 시작하여 사제의 꿈을 지니고 왜관에 왔습니다. 처음에는 집이 없어 구 성당 지하실에 수사님 사제관 식당에 거주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숙하면서 공부하다가 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그 안의 생활도 고깃국은 일 년에 한 번, 노 대주교님 본명 축일에 얻어먹는 생활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모든 생활은 고난과 어려움이었지만, 여기까지 왔습니다. 바로 그것이 모두 은총이며 그 은총을 통해 주님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시고 여기까지 이끌어주셨습니다. 십자가 없는 구원은 불가능하며 고통이나 어려움을 통해서만이 모든 성장이 가능합니다. 얼마 전 나이 들어 막냇동생이 퇴직하고 할 일 없이 살기에 “뭐든지 하면서 살아라.” 하니 어느 날 기쁜 소식을 전해주며 길에서 풀빵 장사한다고 말하기에 잘한 것이라 칭찬해주었습니다.

지난날의 고통 안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고 어떤 고난도 성장이 원동력으로 생각하고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