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을 따라 사는 사람 <요한 6, 60ㄴ- 69>

오늘 복음에 “영은 생명을 준다.” 하시고 육은 쓸모없는 것이라 하십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은 육에 이끌려 살아갑니다. 육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은 권력욕에 이끌려 살고, 재물욕에 이끌려 살고, 명예욕에 이끌려 살아서 그 길이 행복하게 느껴지지만 허상입니다. 하느님의 영에 살고자 하는 사람은 영의 표상인 말씀을 통해 영을 식별합니다. 말씀이 주어지지 않으면 아무도 영의 주체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모르게 됩니다. 구약에서는 모세를 통해 말씀을 주시고, 신약에서는 하느님이 직접 하느님이신 아들을 통해 말씀하셔서 생명이신 영의 본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영의 전달자인 말씀을 소홀히 할 때 영의 힘을 잃고 방황합니다. 마치 내비게이션 없이는 가고자 하는 곳을 찾아가지 못하는 것같이 말씀이 없으면 가야 할 곳으로 갈 수 없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듣고 묵상하지 않으면 아무 생각도 일어나지 않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사는 의미를 바로 찾지 못합니다. 오늘 아침에 성체 앞에 나가 ‘어떻게 내가 주님을 아는 은총을 받았는가?’ 어머니의 말씀을 통해서 시작된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영의 문은 열리지 않고, 하느님 아버지에게로 나아갈 수 없고, 따를 수도 없으며 하느님의 생명에 참례할 수도 없습니다. 영의 생명에 동참하고 영의 근본인 아버지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아들 그리스도가 전해 주신 말씀에 마음의 귀를 기울이고 듣고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야 합니다.

참으로 아버지의 영의 말씀이 나에게 생명임을 이렇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루를 살면서 참아야 하고, 인내해야 할 일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참고 견디는 자는 생명을 얻으리라.”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려면 참고 인내해야 합니다.

내 것이 되게 하고 싶으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야 하시니 가벼운 마음으로 기쁘게 살게 됩니다. 남보다 높이 날고 싶어서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는 말씀은 낮은 자리에 있어도 행복해진다는 말씀입니다. 높은 자리에서 갑질을 하는 것보다 낮은 자리에서 편하게 사는 것이 행복합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살았으면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헛된 삶을 살며,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영적 삶을 살지 못하고, 암흑에서 진흙탕에서 허우적거리고 살고 있으며, 쓸모없는 것에 마음을 쓰며 살았을 것입니다.

많은 이가 영의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주님의 말씀에 마음을 두고 살기를 기도합니다. 말씀으로 오신 주님을 찬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