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은 당신 <마태 22, 1-14>

우리 수도원은 기쁜 일, 좋은 일에 초대장은 없고 초대하는 소리를 종소리로 알려줍니다. 잔치의 초대는 축하할 일을 함께하자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잔칫상에 부르심은 미사 전, 기도 전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인사말로 또한, 어떤 공동체가 단체 모임에 참석한 사람에게 “초대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로 시작합니다. 초대받는다는 것은 기쁨이며 행복입니다. 우리 수도원의 초대 말씀은 미리 약속된 시간에 종소리로 대신합니다. 기도시간, 미사 시간, 식사 시간, 회합시간 등 행사를 앞두고 종소리를 들려주는데 종소리는 하느님의 부르심이니 듣자마자 하던 일을 그대로 두고 부르는 장소로 가야 합니다.

저는 본당신부 하는 동안 잔치 좋아하는 신부로 알려졌습니다. 큰 축일은 물론이고 축하할 일이 있으면 잔치를 벌였습니다. 염소, 돼지, 개, 소까지 잡아 잔치하는 이유는 1960년대 먹거리가 없을 때 성당에서 가축을 길러서 큰돈 안들이고 잔칫상을 차리고, 신자들과 함께하는 동안 친교도 이루고, 서로를 알고 사랑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본당 신자들이 저의 고희 년을 기념하려고 준비한 잔칫상을 일생 잊지 못합니다. 영상물도 있고, 그 당시 입었던 옷도 갖고 있으며, 그 행복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살고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초대는 천상에 마지막으로 받을 초대입니다. 평상시 초대는 이런 핑계, 저런 핑계 대면서 불응할 수 있지만, 마지막 초대는 거절할 수 없습니다. 그때 우리는 초대장을 받고 어떻게 응답할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우선 두 손을 높이 들고 환영의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부르시는 의미를 깊이 깨닫고, 부르시는 깊은 내용을 알고, 어떤 초대보다 귀하고 중요한 초대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죽어야 하니까, 죽을 수밖에 없으니까”가 아니라, 세상을 살기 어렵거나 싫어서도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초대에 기쁜 마음으로 응답하도록 기도와 주님과의 친교를 이루어가야 합니다. 주님께 초대받은 모든 이는 아름다운 마무리와 초대가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