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와 아부 <마태 17, 22-27>

주님은 성전 지기가 성전 세를 내라고 하셔도 하느님의 아들은 그에 속하지 않지만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필요가 없으니” 하시며 성전 세를 내셨다고 합니다. 인간의 속 내장은 음식, 냄새, 맛에 따라 비위가 요동을 칩니다. 그래서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합니다. 저는 손이 잘 안 가는 음식이 있습니다. 감자가 몸에 좋다고 하지만 이북 원산에서 먹을 것이 없을 때 통감자를 먹고 해서 통감자가 나오면 손이 잘 안 갑니다.

또한, 인천으로 월남하여 배고프지 않으려고 호박범벅이 아니고 호박죽을 끓여 먹어서 호박 음식을 가까이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바로 이런 감정을 가진 성전 지기의 비위를 상하게 하지 않으시려고 물고기 입에서 돈 한 닢을 얻어 세를 내셨다고 합니다.

아부는 조금 다릅니다. 아부는 아첨과 같아 비위를 맞추고 능력이 없는데도 부정으로 할 수 있다고 하고, 잘 보여서 자기에게 유익한 일을 위해서입니다. 비위를 맞추는 행위는 그런 일로 분쟁이 생기고 마음이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가 깊은 처리입니다.

어떤 이가 “당신은 수도자로 이런 법도 모르고 법을 지키지 않습니까? 당장 법대로 하십시오.” 하지만 그런 법은 좁은 해석하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일을 하는 법이 있지만,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침묵하고, 하던 일을 중지했습니다. 오늘 성전 세를 거두는 사람에게 주님은 성전 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내주십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요구하는 일에 정의를 따지고, 바른 생활을 내세우고, 어떤 것은 경험에서 주장하고 싶지만 침묵을 지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합니다.

법을 중심에 놓고 사람 따라 각자 해석을 달리 할 수 있어 내 생각대로 해야 할 때, 악의 영향 속에 있지 않으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진리의 말을 해도 그 말은 영원한 진리가 아닌 이상 자기 고집에 머물지 말고 언제나 상대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양보하고, 자기를 낮추는 삶을 살면서 “주님,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주님의 산에 올라 영원히 살려는 사람은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