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앎으로써 행복과 불행을 알게 된다. <마태 16, 13-23>

오늘 복음에 베드로 사도는 주님이 누구신지 고백함으로 “너는 행복하다.” 하시고 주님이 반드시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죽임을 당하시는 분이라고 하니 그것은 아니라고 부정함으로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하십니다. 이같이 주님을 아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하느님의 아들로 영광스럽게 되시고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려고 십자가의 죽음을 겪어야 합니다. 이같이 우리의 믿음은 세속적으로 영광을 들어 높임만이 아니라 고통의 쓴맛을 지니고 살아가야 합니다.

세례를 받으면 하느님의 행복만이 있는 줄 알지만, 선과 악이 우리 안에 현존하듯 천사와 악마가 함께 현존합니다. 신자가 되어 믿음의 삶을 살려면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자유, 평화, 기쁨의 삶을 살게 되지만 이런 것을 얻기 위해 억압에서 벗어나고, 분쟁에서 평화를 찾기 위해 일해야 합니다. 또한, 슬픔과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실과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수도원은 천사만 사는 곳이고 입회하면 저절로 주님의 행복으로 초대되고 삶이 즐겁고 기쁨의 삶만 있는 줄 알았는데, 공동체의 원활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희생하고 힘든 일이 있어 60년을 살면서 사표를 쓰기를 수십 번, 여기 살 수 없다는 생각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분명히 이 수도자의 삶을 살아내려면 양손의 떡이 아니라, 양손에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들고 살아야 합니다.

일반 결혼생활도 웨딩마치와 함께 행복의 문이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은 사랑하는 이를 만나서 행복하지만, 그로 인해서 해야 할 의무가 뒤따릅니다. 일을 해야 하고, 혼자 있을 때보다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불편한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래서 고생문이 열렸다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의 하나인 최희준의 “인생은 나그넷길”이란 노래를 구슬프게 부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사는 방향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이것은 나만의 길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행과 불행의 삶을 지혜롭게 헤쳐 나갑시다. 모두가 이 어려운 인생의 길을 행복하게 주님께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