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는 서로 섞일 수 없다. <마태 9, 14-17>

구약과 신약의 율법이 본질은 같지만, 그 내용은 서로 다릅니다. 미완성품과 완성품 차이입니다. 헌 포도주와 새 부대 새 포도주에 새로운 술의 비유는 옛 사상과 새로운 사상이 서로 다르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포도주를 보관하는 지혜에다 비유하여 주님의 새로운 삶은 새로운 부대가 준비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늘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어야 합니다. 유대인만 위해 만들어진 율법은 율법의 완성으로써 보편성을 띠고 온 인류가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보수는 법에 따라 살며 안전하게 살려고 하지만 나라가 발전하는 세상에서 더 많은 제도와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충돌이 생깁니다. 새 포도주를 헌 부대에 넣지 않는 이유는 숙성 과정에서 팽창하기 때문입니다. 새 포도주는 팽창해도 터지지 않게 새 부대에 넣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른들의 경험을 중요시하지만 전적으로 새 시대와 일치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수도원의 오랜 경험과 생활을 알고 있지만 옛날에 비해 모두가 약하고 제대로 살지 않는다고 비난하지 않고 젊은이들의 깊은 생각을 존중합니다.

타성에 따라 사는 이들 체면이나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독립적이며 가치관에 따라 사는 젊은이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과 생활을 이해하려 함께 합니다. 우리 박현동 아빠스님의 아빠스 선출 첫 명제는“주님에게 노래하라, 새로운 노래.” 교회가 바티칸 2차 회의 끝에 달라지기는 했는데 일방적으로 달라져 아직 공의회의 새 노래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으며 실천을 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아빠스의 새로운 생각을 이해하고 알아들어야 합니다.

이 노래는 공동체의 노래가 되고 새 부대에 새 술을 담아야 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가정도 새 부대에 새 술을 담아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성가정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있는 것 다 없애고 새것만 주장 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으려고 헌 부대를 비우려 하지 말고 더 숙성시켜 더 효험 있는 술이 되도록 기다리는 마음이 서로 일치하는 길입니다. 헌 부대를 쏟아붓고 빈 부대에 새 술을 넣으려 하지 말고 새 술을 만들어 내는 것이 새 창조 사업입니다. 즉, 너 죽이고 너 위에 서겠다는 생각보다 너도 살고 나도 살겠다는 것입니다. 있는 것 버리지 말고 새것을 만들어 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