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액세서리가 아니다. <요한 15, 18-21>

사람은 멋을 부리거나 자신의 부를 자랑하려고 몸에 장신구를 달고 다니기를 좋아합니다. 목걸이, 귀고리, 팔찌, 발찌, 코에도 장신구를 달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어떤 것은 수치의 상징입니다. 목걸이는 옛날 노예 시대에 목줄을 매고 주인에게 끌려다니던 노예의 상징이며, 귀고리는 주인의 이름을 달고 다닌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믿음의 삶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액세서리로 생각하고 몸에 붙였다 뗐다 하는 믿음의 삶을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믿음은 우리 몸의 심장 같은 것이어서 몸에서 떼면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믿음을 액세서리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존재의 주인이신 주님을 저버리고 자기 생명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떼놓을 수 없는 것이 믿음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셔서 주님과 한 몸이 되게 하시며 주님이 박해를 받으면 우리도 박해를 받는다고 하시며 주님과 우리는 한 몸인 것을 강조합니다. 미사 때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란 인사말을 듣게 되는데 이는 바로 주님의 십자가상 제사와 부활의 축제를 주님과 함께한다는 의미입니다. 미사 시작에 자비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 “함께” 하고 말씀을 듣고, 일치를 위해서 복음 전에 “함께”를 하고, 성찬의 전례 때 주님의 생명을 받기 위해 감사 서문경 때 “함께”를 하고 마지막으로 주님의 강복을 받고 파견되면서 주님과 함께 인사말을 나누고 미사를 마치게 됩니다. 그래서 전례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과 하나 됨을 증명해줍니다. 미사에 참례하고 주님을 떠날 수 없으며 믿음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세상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에서 믿음의 삶을 살고 있으면 세상에 속한 사람이고 세상의 이해타산으로 인하여 주님을 취하고 버리는 사람이 됩니다. 주님을 떠나서 산다는 것은 공기 없이도 산다는 사람이나 심장 없이도 산다는 사람과 같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세상으로 인한 핑계는 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