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곳으로 찾아가자 <요한 14, 1-6>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다.” 토마 사도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길을 알고 있으나 가야 할 곳으로 가지 않고 그 길마저 잃어버렸습니다. 가야 할 곳은 늘 기도 중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고 찾으면서 아버지 집을 지나쳐 버립니다.

오늘 우리나라는 최상의 길이 열려 민족의 소망인 평화 통일의 길을 찾고 민족의 통일이 이루어질 것인지 기도 중에 희망을 품어 봅니다. 민족의 통일을 알고 있으면서 그 길을 알지 못하고 가지 않으면 서로 찾는 통일의 길은 물 건너갑니다.

이같이 가야 할 곳을 알면서 그 길을 몰라서 가지 않으면 자유, 평화, 기쁨이 넘치는 나라에 갈 수 없습니다. 통일이 가야 할 곳으로 알고 있지만,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는 길을 알아야 합니다. 주님이 바로 그 길임을 알려주시며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하시며 이 길을 통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평화 통일이 이루어지려면 양쪽이 자신을 비워야 합니다. 자기 실리를 찾고 자기 생각만 한다면 대화의 일치가 불가능합니다. 대화의 일치가 이루어지려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솔직하고, 진실하고, 속임수 없고 한번 정해놓은 길을 끝까지 가야 합니다.

자신을 비우고 내려놓고 가난한 마음을 가지려면 서로 고통을 감내하고 희생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님의 십자가 없이 부활의 영광이 없는 것처럼 민족 통일의 영광에 도달하려면 서로 십자가를 지고 가야만 합니다.

가야 할 길을 가려는 사람은 가야 할 목적지를 알고 어려운 길을 몸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끝으로 자기만 드러내려 하지 말고 민족의 통일이라는 대업을 위해 목숨까지도 내어놓은 서로의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만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랑은 자신은 없는 것입니다. 참사랑은 너만 있고 나는 없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민족이 가야 할 곳, 주님이 마련하신 곳에 이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