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현장에 현존하시는 주님 <요한 21, 4-16>

오늘 복음에 주님께서 제자들 앞에 세 번째 나타나신 것은 삶의 현장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성령을 받기 전이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따르던 주님은 없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갔습니다. 고기잡이하는 현장에 나타나셔서 고기를 많이 잡게 하시고 그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나누는 장면은 우리 삶의 현장에 주님이 언제나 함께 현존하심을 증명해 보입니다. 우리는 길을 가거나, 운전하거나, 길을 떠나기 전 주님의 강복을 청하는 기도를 하고 그전에 장상의 강복을 받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적어도 성호경을 놓고 오늘 하루를 주님의 손에 살고, 주님의 뜻에 따라 살고, 주님의 눈으로 보고, <밤새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허탕 친 그들에게 왼쪽만 보지 말고 바른쪽도 보아 그물을 치라고 하심> 주님의 귀로 듣고, 주님의 입으로 말하고, 주님의 생명을 코로 느끼며, 먹고, 마시고, 옷을 입고, 잠자는 모든 행동 안에서 주님의 현존을 의식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 모든 삶의 현장은 모두가 주님이 마련하신 것입니다. 주님이 마련하시지 않으면 우리는 생명을 누리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살기 위해 태양의 힘을 주시고 숨 쉬며 살기 위해 공기를 주시고 많은 먹거리를 주시기 위해 땅을 마련해주셨습니다. 누가 태양을 독점하고 공기를 독점할 수 있습니까?

모든 것이 공동 소유입니다. 오늘 복음에 불을 준비하시고, 고기를 구우셨습니다. 금방 잡은 고기를 구우면서 즐거운 아침 식사를 나누는 전경을 생각하며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주님의 현존을 느껴야 합니다. 내가 가진 권력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내가 가진 재산도 내 것 만이 아니고, 내가 얻은 명예도 나만 위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함께하는 것입니다. 나눔의 정신이 있을 때 오늘 티베리아스호숫가에서 행복이 넘치는 전경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행복이란 한쪽만 보면 생기지 않고 양쪽을 보아야 합니다. 오른쪽은 보지 않고 왼쪽만 보고 그물을 던진 제자들에게 오른쪽으로 그물을 던지라 하셔서 감당할 수 없는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자기만 보지 않고, 다른 이들도 보고, 앞뒤 양면을 보고 사는 사람은 자신이 있는 현장에서 주님을 모시고 주님과 함께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도 삶의 중심에 주님이 언제나 현존하도록 주님과 함께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