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으로 바로 보자 <요한 5, 1-18>

병을 치유 받으려고 서른여덟 해나 기다린 사람을 치유해 주신 주님을 안식일에 들것을 들고 다닌다고 박해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물을 한쪽 눈으로만 보면 바로 볼 수 없고 잘못 보게 됩니다. 눈을 두 개 주신 주님은 양쪽 눈을 가지고 모든 현실을 종합적 관점에서 보게 하려는 것입니다. 두 눈을 주신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저는 특별합니다. 17년 전에 오른쪽 눈이 이상해서 안과에 갔더니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급하게 수술한 적이 있습니다. 하루만 늦어도 오른쪽 눈을 실명할 뻔했습니다. 수술 후 사물을 양쪽으로 보니 초점이 하나가 되어 정확하게 보게 됩니다.

두 눈을 가지고 일어나는 현상을 똑바로 보아야 합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도 하고 안식일도 지켜야 하지만 선한 일에 더 종합적 관점에서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서른여덟 해나 누워서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을 보고도 무관심한 사람들이 선한 결과를 보고도 법을 앞세워 선한 일을 한 사람을 박해했듯이, 오늘날도 양면을 보지 않고 한쪽만 보고 오랜 시간 사회적 공로를 한 사람을 대역 죄인으로 몰고 단죄하는 현실을 깊이 보고, 중심 잡고 보고, 긍정적 차원에서 보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느 날 피정 강론을 하다가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성직자나 수도자는 성적 감정을 가지면 됩니까? 안됩니까?” 참석자 대부분이 “안 됩니다.” 하기에 “나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성적 충동은 본능적이며 그 요구를 억제하거나 극복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제가 아무런 느낌도 없이 사람을 대하고 친교를 맺는다면 그는 사람이 아니라 나무토막 같습니다.

어려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 상처로 남아있는 사람에게 아버지도 되어주고, 어머니도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줄 때 치유가 가능합니다. 여기서 하느님이 주신 인간의 본능을 좋은 목적으로 사용하는 은총을 구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