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종 <마태 25, 14-30>

오늘 마태복음에 세상 종말의 세 가지 유형 중 한 가지로 충실한 종의 비유입니다. 마태복음 25장은 “사랑의 종” 열 처녀의 비유는 “현명한 종” 의 비유입니다. 오늘 복음을 현대적, 진보적 관점에서 보면 비유 안에 여러 모순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유의 관점에서 선택의 여지 없이 주인의 입장에서 능력을 평가하여 한 사람에게 5 탈렌트, 또 한 사람에게 2 탈렌트, 마지막 한 사람에게는 1 탈렌트 준 것은 선택의 여지 없이 처신하고 평등의 원칙에도 맞지 않으며 마지막 1 탈렌트를 받은 사람은 능력이 부족하여 이익을 남기지 못하였으면 사랑으로 보살펴 받아들이고 감싸 안아야지 쓸모없다고 어둠 속으로 던져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비유는 유물론적 관점이 아니라, 더 주고 빼앗는 것이 아니라, 적은 일에도 얼마나 충실한가를 보는 것입니다. 적다고 보잘것없는 일이라고 태만하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은 결코 바르게 살지 못합니다.

충실성을 잃어버리는 경우는 자기 능력이 없다는 절망감, 남보다 못하다는 열등의식, 좋은 일과 가진 자에 대한 시기 질투심, 너보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라는 교만한 생각, 능력도 없으면서 능력이 있는 듯 큰소리치는 사람은 충실성을 가지지 못합니다.

자기 자신이나 세상일에 긍정적 생각으로 어떤 일이나 행복하게 생각하고,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은 일이 적거나 크거나 관계없이 그 일에 열과 성의를 다하여 충실히 일하는 사람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일이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이 보여도 가장 귀중한 일이며,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보잘것없이 생각하는 삶을 충실히 실천하고자 합니다. 본래 저는 무에서 나와 온갖 것을 누리고 사는 사람입니다. 태어날 때 일제 강점기라 나라도 없이 태어났고, 집도 초가집 단칸방, 학교는 십 리 이상 거리를 걸어서 다니고, 해방되니 신앙을 반대하는 나라에 살게 되고, 남쪽으로 내려와 15살부터 시장 터에서 얼음과자 통을 매고 장사하고, 6.25를 만나 부산으로 피난해서 판잣집에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문명의 기계는 다 갖추고 살고 있으니 사람의 삶이 이만하면 행복합니다.

불편 없이 주님의 일에 충실하게 살고 있습니다. 더 충실히 살도록 이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