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일꾼 <루카 10, 1-9>

요사이 저는 일할 사람이 적은 것이 아니라 참 일꾼이 적다고 생각됩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보다 몇 배나 일할 수 있는 사람도 일할 수 없는 사람도 있어서 이런 사람 때문에 일꾼이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수도원에 상 일꾼이 한 사람 있습니다. 무엇을 시켜도 다 해내고, 어떤 일도 다 할 수 있고, 다재다능한 사람이 있어서 수도원의 일을 맡기고 그 효과를 기대할만한 신부가 있습니다.

'저런 사람 한 사람 더 있으면 빛나는 수도원이 되겠구나' 생각됩니다.

오늘날 사회에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하고자 하면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할 마음이 없어 일자리를 찾지 못할 뿐입니다. 얼마 전 부산 명상의 집에 피정 가서 산책하려는데 언덕에서 열심히 칡넝쿨을 거두며 땀 흘리는 신부를 보고 감동하였습니다. 차나무들이 있는 언덕에 칡넝쿨이 덮여있어 차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자기 일이 아닌데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시키는 사람이 없어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주님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판에 짜인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일을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마음만 있으면 일이 눈에 보이고 보이는 일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의무적으로 일하거나 체면으로 일하는 사람보다 마음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 상 일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쓸데없이 일을 만들어 주위 사람을 괴롭힌다고 하지만 이런 사람이 있어야 세상은 변화되고 발전합니다.

세상 안에서, 나라 안에서, 교회 안에서 할 일을 찾아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합시다. 주님의 말씀 안에서 주님의 뜻을 찾아 상 일꾼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