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것을 돌려드림 <마태 21, 23-43>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내 것이란 본래 존재하지도 않고, 내 것은 아무것도 내 안에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 원주인에게 돌려드려야 할 것뿐입니다. 태양이 없으면 지구상에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대기 중에 공기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으며, 땅이 없으면 그 많은 먹거리가 없어 영양을 섭취할 수 없습니다. 태양, 공기, 땅의 모든 것 중에 내 것은 하나도 없고 하느님이 마련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살아 숨 쉬고 배를 채우고 사람답게 사는 것은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아니, 마련해주신 것입니다. 주시면 감사하고 돌려달라시면 돌려드리고 주님께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빚을 지고 사는 사람이어서 달라시면 드려야 합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은 본전 외 합당한 이익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갚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웃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대출받은 사람과 같습니다.

나이가 27살이 될 때까지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한 처녀가 40년 전 저를 찾아와서 집에서 시집을 가라고 하는데 이렇게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갈 수 없어 집을 뛰쳐나왔다고 했습니다.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하여 서울에 잘 아는 수녀원에 연락하여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수녀원에서 경영하는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여 서울까지 고속버스 타고 데려다주었습니다. 공부 마치고 또 다른 사정이 있어 수도 생활 못 하고 결혼하였는데, 40년 전 일이라서 완전히 그 사실을 잊고 살았는데 올해 봄부터 찾아왔습니다. 어제도 찾아와 선물도 주고 감사하다는 표시를 하였습니다.

나는 얼마나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고 있는가? 얼마를 돌려드리고 살고 있는가? 감사는커녕 배신자 역할을 하고 살고, 나밖에는 모르는 이기심으로 어리석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이제 남은 인생을 감사와 찬미의 삶을 살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대부분 사람은 어머니 배 속에서 모든 것을 갖추고 태어나 숨 쉬고, 먹고 마시고, 듣고 말하고, 잡고 걸으며, 웃고 우는 것까지 준비되어 태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