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일만 해야 하는가? <루카 10, 13-16>

수도자가 순명을 생명처럼 따라야 하는데 순명의 본질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수도 규칙이나 장상의 명령만이 순명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한 섬김, 나눔, 친교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해야 한다면 양심적으로 지시나 명령 없이도 따라야 합니다. 신학생 때 담배를 피웠는데, 다른 학생이 주는 담배는 받아 파워도 내가 다른 학생에게 담배를 주려면 장상에게 허락을 받아야 줄 수 있다고 놀림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웃어넘겼습니다. 또한, 명령하는 사람도 자기 생각에 따라 명하는 것이 아니라 규칙과 하느님의 진실과 사랑으로 명해야 합니다.

어제 복음을 묵상하고 강론을 준비하는데 분명한 의미를 주시고자 작은 경험을 주신 하느님에게 감사합니다. 수도원에서 식당 복사는 만 65세가 지나면 면제되는데, 저는 80이 넘어도 의무를 넘어 가끔 바빠 보이면 앞치마를 입고 봉사를 합니다. 이 행동이 못마땅한지 전에 수도원 책임자였던 분이 저에게 "누가 시켜서 하는가?" "아니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합니다." 하니 “수도자로서 시키는 일이 아닌데 하면 수도자가 아니다.” 면박을 주기에 저는 순명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즉답을 하였습니다. "저는 잠자는 시간 묻지 않고 지시가 없어도 잠을 잡니다." 하니 화를 내면서 "내가 누구였나? 내 전에 장상이었는데 내 말을 무시하는가?" 하는 어조로 말을 하여 "나도 원장이었다."고 하고 그 옆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를 할 때 미사 중에 어린아이를 울리며 성당 안을 시끄럽게 하여 저는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그 아기 데리고 나가세요!”하고 지시한 일이 있었는데 그 후 그 부인은 냉담자가 되었습니다. 지시나 명령이 합당하다고 해도 때나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문제가 있으면 유아 방을 만들어주어 미사 시간에 서로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시할 때나 지시를 받을 때를 잘 알아 명령하고 명령을 받아야 합니다.

내가 바르다고 생각하고 수도 규칙에 반대된다고 말을 아무 때나 하지 않고 때와 장소를 보고 겸손한 태도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님! 말을 듣고 하는 데 지혜를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