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은 죽지 않는다. <루카 9, 7-9>

의인에게 비록 육체의 죽음이 온다고 해도 그 정신과 삶의 힘은 이 땅에 남아 어리석은 이들 바로 깨우치지 못하는 사람을 이끌고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십니다. 예수님의 출현을 놓고 사람들은 술렁거리며 '요한이 살아났다. 엘리야가 나타났다. 옛 예언자 중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고 생각하며 각자의 옷깃을 여미고 긴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이 땅에 사시는 주님의 오심을 시간이 지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대왕이며, 대 사제이며, 대 예언자가 사람 가운데 살아 활동하십니다. 세상 끝날까지 아니, 내가 살아 있는 한 나와 함께 부활하셔서 살고 계십니다.

우리는 한 사람의 문화유산으로 배우고, 깨닫고, 자신의 삶을 전환합니다. 가가 지역에 문학관이 있어 그 지역에서 사는 이들에게 정신적 유산을 넘겨주고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데 힘이 되고, 의미가 되어 고귀한 인간의 참모습을 지니고 살게 해줍니다. 칠곡 지역은 문화의 고장이며, 호국의 고장이며, 그리스도 영성의 고장입니다. 왜관 수도원은 1952년에 덕원에서 피난 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은 '왜 이곳에 시작했나?' 하고 의문을 품었지만, 하느님의 뜻 안에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7백 리 작오산, 그 뒤에 유학산, 팔공산 자락에 육과 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문화의 고장으로 자랑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도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여기 사는 이들이 하나 되어 지역을 발전시키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문화와 정신적 자산을 심어주어 여기 사는 자부심을 가지고 날로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보고, 듣고, 배우며 자랑스러운 국민 의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저는 일생의 4분의 3을 여기서 살고 있으며 주님의 정신을 한 사람에게라도 바로 전해주고 삶의 의무를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변화되기를 힘쓰고 있습니다. 영호남의 신앙의 요람지와 100년이 넘은 가실 성당과 한티로 이어지는 순례길은 또 다른 삶의 의욕을 심어 줍니다.

죽이는 자도 나요, 살리는 자도 나라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의를 찾아 실천하는 사람은 죽지 않습니다. 의를 따라 살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