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을 가꾸자 <루카 8, 4-15>

오늘 씨 뿌리는 농부 비유는 보통 농부가 어리석게 귀한 씨를 아무 데나 뿌린 것으로 표현되는데, 지혜로운 농부는 아무 곳에나 씨를 뿌리지 않고 잘 가꾸어진 토양에만 씨를 뿌립니다. 씨를 뿌리기 전에 좋은 결실을 얻게 될지를 알고 씨를 뿌립니다. 저는 길가나 바위 위나 가시덤불에 씨를 뿌리지 않고 잘 준비된 땅에 씨를 뿌리는 하느님의 뜻을 강조하시는 말씀으로 듣고 어떻게 좋은 땅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묵상하고자 합니다.

토양을 잘 준비한다는 말은 씨앗을 심기에 합당한 땅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 준비된 땅은 각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착하고 좋은 마음은 오랜 시간의 준비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은 사람은 하느님과 대화를 할 수가 없습니다. 듣는 준비는 예습이 필요합니다. 성경의 말씀을 읽고 또 읽어 합당한 재료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어려서 소년 성서 이야기로 창세기부터 신약 성서를 이야기처럼 보고 어린이 교리반에서 시청각적으로 성서 안의 하느님 말씀을 들은 내용이 머리에 깊이 입력되어 계속 작동하고 있습니다.

비옥한 땅을 준비하는 사람은 전년 겨울부터 거름을 주고, 이른 봄에는 몇 번이고 토양을 가꾸어 부드럽고 거름기 많은 땅으로 만들어 씨앗이 잘 자라도록 토양을 가꾸듯이 성당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 깊이 새기려면 하느님의 말씀이 내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하고, 머문 것을 한 마디 한 마디 되새김하여 토양을 가꾸듯이 정성을 다하고 그 말씀의 본말을 찾아 하느님 앞에 당당하게 내놓으며 새로운 말씀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말씀이 담긴 하느님을 찾고, 그 찾은 대로 실천하는 사람만이 좋은 땅에 좋은 씨를 심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속에 받아들인 말씀이 다음 말씀을 받아들여 더 많은 결실을 얻게 됩니다. 실천합시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