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큰 인연이 어디에 있을까? <요한 19, 25-27>

주님의 십자가 위에서 많은 말씀을 하시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인연을 가지게 하셨습니다. 요한 사도에게 성모님을 당신의 어머니라고 말씀하시고, 성모님께 요한을 당신의 아들이라고 하시며 인연을 맺어주셨습니다. 사람의 인연은 같은 아버지 어머니의 형제와 같이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본능적 인연이지만 이보다도 더 강하고 실질적 인연은 여러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인연입니다.

저는 수도자로 60여 년을 이곳에 살면서 고향도 다르고 피도 섞이지 않은 사람들과 형제 이상으로 인연을 맺고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혈연이나 인간적 관계로 맺어진 인연이라도 서로 깊이 사랑하고 진실한 관계를 맺지 않으면 올바른 인연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같은 형제도 원수가 되어 서로 보지 않고 인연을 이어가지 않은 경우가 있고 어떤 조건이 서로 일치하여 맺어진 인연이라도 서로 올바른 이해관계가 없으면 악연이 될 수가 있습니다. 한 공동체 안에 살고 있어도 서로의 신뢰와 믿음이 없으면 인연을 맺지 않은 만 못합니다.

오늘 성모님의 통고 축일, 주님과의 인연이 어느 인연보다 강한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어머님 되시어 아들 예수를 낳으시고, 기르시고, 고난을 함께하신 분으로 우리의 어머님 되심이 얼마나 큰 인연이며 감동과 감사와 찬미의 노래가 마음에서 울려 나옵니다.

그러나 이런 신비를 알지 못하고 이 신비의 은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은 필요할 때만 찾고 세상에 빠지거나 자기중심적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인연을 진실과 사랑으로 연결하지 못합니다. 오늘 십자가상에서의 유언과 같은 말씀, 성모님이 우리의 어머니 되심을 깊이 깨닫고 하느님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구원의 길을 가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마리아! 마리아! 사랑하는 마리아, 당신을 저의 어머님 되심을 감사하며 찬미 드립니다. 어머니와 함께 주님의 고난의 길을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