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꾸밈 <마태 23, 21-32>

빛 좋은 개살구란 말은 오늘 복음에 적합한 말입니다. 사람은 보이는 것, 들리는 소리에만 마음을 주면 갈등과 고통이 따라오지만, 겉보다 속을 보면 기쁨과 행복이 따라옵니다. 어떤 사람이 진실하고 참사랑을 가지고 있는가는 오랜 시간 만나 그의 내면세계를 알아야 합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소중하고 귀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자신의 코를 통해 나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고, 땅속을 보지 못하지만 모든 식물의 뿌리가 있어 생명을 보존합니다. 눈에 보이는 태양은 멀리 있고 느낄 수 없는 것 같지만 태양의 힘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은 주님의 겉모양만 보고 내적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마구 대하여 비난과 수난을 겪게 하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게 하였지만, 그 내재한 능력으로 죽음에서 살아나시어 죽음의 승리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우리도 내적 힘을 길러 어떤 고난도 견디고 알맹이 있는 신앙생활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척척박사가 아닌가 반성해보아야 합니다. 악해도 착한 척, 온갖 욕망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가난한 척, 아는 것이 없으면서 아는 척, 가진 것이 없으면서 가지고 있는 척하는 척척박사가 아닌지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열심한 척하면서 긴 기도로 남 앞에 언제나 자신을 드러내는 삶을 살면 실속 없는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우리 마음을 보시는 하느님께 부끄럽지 않도록 자신의 보이지 않는 내면을 깨끗하게 하여 순진한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