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겉과 속 <피상적인 것과 존재론적인 것> <마태 13, 54-58>

사람이 남 앞에 드러나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검토하여 이러니저러니 말을 하게 합니다. 인기가 있느니 없느니 하지만 사람의 겉과 속을 분명히 알지 않고는 사람에 대한 바른 판단이 나오지 않고 피상적 판단만 있을 뿐이며 풍문에 의지하여 나오는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이 누구신지 겉모양만 보는 사람은 놀라운 지혜와 기적의 힘을 보고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어머니는 마리아가 아닌가? ” 하며 주님의 근본을 모르고 외형적 판단으로 사랑과 존경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주의 주인이시고 모든 것이 그분으로 인해 생겨나고 보존되고 성장함을 알고 있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그저 같은 마을, 같은 동배, 같은 약점과 무지의 사람으로 보았습니다.

저는 왜관 순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8년 후 사제가 되어 길거리를 걷다 보면 많은 동창생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 신자 동창생은 알아보고 "신부님" 하지만 외인인 동창생은 지나가면 “어이, 석진아 어디 가냐? ” 농담 섞인 말로 대합니다. 당연하지만 내심에 '그래도 나는 교회의 지도자인데' 하는 자부심에 상처를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왜 우리는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귀하게 여겨야 합니까? 우리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나오고 하느님에게로 돌아가야 할 하느님의 사랑받는 존재입니다. 또한, 하느님은 죄 많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신 분이십니다. 사람으로 생명을 지닌 모든 이는 하느님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서로 섬기고, 나누고, 친교를 가지는 것같이 우리도 서로 존경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저는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을 겉으로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그 깊은 내면을 보고 존재 자체를 귀하게 여기는 삶을 실천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