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집착 <마태 10, 37-42>

열정과 집착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열정은 이타적이고 일의 성과를 올리지만, 집착은 이기적이어서 일의 발전을 방해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서로 사랑하라" 하시면서 사람을 주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주님께는 합당치 않다고 하십니다. 수도자가 가정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수도 생활 중에 가정에 대한 집착으로 가정을 생각하고만 살면 이는 합당하지 않은 삶이 됩니다.

또한, 절약과 인색의 의미가 다른 것은 절약은 공동체를 위한 것이지만 인색은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생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살되, 생명에 집착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다른 이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사람은 목숨을 얻는다고 하십니다. "나 때문에" 이타적 사람과 같은 말입니다. "벗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고 하신 말씀은 누구나 자기 생명에 대한 열정은 있어도 집착해서는 사랑을 실천하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몸소 이것을 실천하시며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셨기에 부활의 삶을 보여 주셨으며 사랑이 완성되었습니다.

어느 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모금에 나선 사람이 큰 기와집의 대문 앞에 서서 후원을 청하려고 들어가다 주인이 어떤 물건을 낭비한다고 머슴을 야단치는 모습을 보고 그 집에 들어가 봐도 소용이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집주인에게 이웃의 딱한 사정을 이야기하니 그 사람은 방에 들어가 생각지도 않은 큰돈을 내주며 그들의 수고에 감사하고 이런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어느 신부에게 오래전에 들은 강론 말씀입니다.

우리는 인권이나 사람의 생명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되 자기 권리나 생명에 집착하지 않고 내어 주고 희생하는 삶을 통해 아주 작은 일에도, 아주 보잘것없는 사람에게도 열정을 다해 사랑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