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의 주님

하느님은 고향 사람들을 위하여 존재의 의미를 두지 않으시고 모든 이들을 위하여 존재하는 분이시다. 우리는 연고를 따지며 "저 사람은 내 편이다. 저 사람은 내 편이 아니다." 아니면 그 연고에 따라 행동하는지를 헤아리고 자기들에게 유익한지 해로운지를 판단하여 맞서고 배척합니다. 요사이 지역 주위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가 많이 일어납니다. 경상도 전라도 모두가 누가 모든 이에게 유익하고 필요한 사람인지를 헤아리지 않고 얕은 자라고 생각해서 판단합니다.

지역 이기주의 불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자기만 생각하거나, 자기 지역만 생각하면 소외된 사람은 어찌 살아갑니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편을 갈라 싸우면 양쪽이 모두 해를 입는다는 것을 모르고 자기편만 유리하도록 합니다. 수도원도 본당도 각기 자기편이 있어 누구 말을 잘 듣고 누구 말을 부정하는 일이 생겨 공동체의 발전을 방해합니다.

오늘 복음에 자기 고향에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고, 또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려 한다고, 진실을 진실대로 알아듣지 않고 오히려 주님을 벼랑에서 떨어트려 죽이려고 한 고향 사람들의 행위는 바로 참 진리를 알아듣지 못하는 이들의 행위입니다.

우리는 자기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제거하고 없애 버리려 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느 주교에게 지나가는 나그네가 들려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주교님 교구를 잘 다스린다."고 칭찬을 하니 기분이 좋아서 대접을 잘하다가 "그런데요, 저쪽 다른 교구는 이런 일 저런 일을 참으로 잘합니다!" 하니 얼굴이 시무룩해지면서 "그건 그렇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건성으로 말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주님은 모든 이의 주님으로 사셨듯이 우리도 주님과 함께 모든 이를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안정하고 받아들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