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아는 사람 <마르코 12, 28ㄴ-34>

모든 사물의 본질을 아는 사람은 슬기로운 말을 하는 사람이고 본질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미련한 사람입니다. 율법학자와 예수님의 대화는 슬기로운 사람들의 대화입니다. 본질을 파악하고 안다는 것은 폐쇄적 사고나 이기적 사고방식으로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대화하다 보면 문제의 본질을 모르고 이런 말 저런 말을 하면서 본질에 접근 못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질에 접근하려면 우선 마음을 열고 듣고 심사숙고하고 듣고 본 것을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애착과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알아보려는 경우에도 많이 들어야 하고 많이 생각해야 하고 마음을 열고 말하고 체험한 것을 되새기며 깊이 맛을 보아야 합니다.

많은 율법의 정신을 알려면 그 율법을 듣고 음미하며 생활과 적응하며 거기서 나오는 참뜻을 깨달아야 합니다.

"내가 누구냐?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는 질문에 슬기롭게 대답한 베드로 사도는 주님을 뵙고, 주님을 보고 듣고, 체험함으로써 "주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고백하듯이 우리는 교회의 삶도 슬기롭게 파악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악의를 가진 사람에게서는 선을 볼 수가 없고, 형식적으로 사는 사람에게서는 의미 있는 삶을 보지 못하고, 절망에 빠진 사람은 희망을 보지 못하고, 비인간적 사람은 인간적 삶을 살지 못합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사랑입니다.

내가 너를 알려면 너를 사랑하지 않고는 알 길이 없습니다. 사물의 본질을 알려는 사람은 그 사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나를 외면하고 나를 분명히 알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좋아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눈이 열려야 본질의 내면까지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서로 사랑하면서 내 앞에 있는 모든 이를 사랑하여 서로 알아보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