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사람 <마태 18, 1-5>

많은 성녀 중 가장 사랑받는 성녀 소화 데레사는 순교자도 아니요 위대한 교회 안에 큰 업적을 남긴 사람도 아니지만, 그 정신이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속에 온 세상에 번져 나가 가난하고 어린이로 사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어린이로 사는 삶의 의미를 교회 안에서 그 가치를 높이 인정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성녀의 삶을 본받고 따라 사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있습니다.

조부모가 손자를 손에 안고 웃으며 시름을 잊고 새 생명의 기쁨에 취해 새로운 삶을 사는 것같이 교회 안에서 이런 깨끗하고 순진하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이들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 그들로 인하여 교회의 영적 삶의 우월성을 증명해 줍니다. 힘의 종노릇 하지 않고 돈에 매여 있지 않고 명성이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들이 교회의 순수성을 드러내고 사랑받는 사람으로 살게 합니다.

똑똑한 사람, 풍부한 사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 큰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름을 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적은 일에도 감사하고 보잘것없는 일도 순명하고 옆의 작은 소리에도 관심을 가지고, 돌보고, 미천한 사람을 더 섬기고, 가난한 사람 곁에 살고, 그들의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교회에 필요합니다. 추기경, 대주교, 주교가 강력한 리더쉽을 가진 지도자가 아니라 함께 웃고 함께 평상에 앉아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볼 수 없는 하느님이 강력한 힘을 보여주듯이 눈에 띄지 않아도 보잘것없이 보여도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작은 칩 하나도 없으면 아무리 큰 기계도 움직이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기계를 작동할 수 없듯이 보이지 않고 작은 것이 교회 안의 모든 것을 작동하고 움직입니다. 세상을 이끈 기름때 묻은 손, 흙 속에 굳어진 손이 있어 세상이 돌아갑니다. 한국의 경제 부흥은 독일에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와 피땀을 흘려 땅을 가꾼 농민들의 작은 손입니다.

주일마다 적은 돈이라도 헌금통에 손을 넣는 아름다운 손, 힘들게 벌어도 교회의 발전을 위하여 매달 내는 교무금을 내는 손이 있기에 교회는 유지 됩니다.

오늘 저는 작은 것이, 보잘 것 없는 것이 전 우주를 움직이고 보이지 않는 힘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음을 고백하고 작은 것이 더 사랑 받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