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다 귀한 것 <루카 9, 23-26>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내어준 순교자들은 생명보다 귀한 것을 얻어 누리려고 하였으니 그것은 무엇일까? 영원한 생명을 누리려고, 아니면 명예를 얻으려고, 자기 신념 때문에,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깨달아 생명을 내놓았을까?

저는 저 자신의 작은 경험으로 내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찼을 때를 생각해봅니다. 순교자들은 하느님의 사랑이 각자 마음속에 가득 차 넘쳐 흘러서 죽음 앞에 행복을 누리고 순교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생명보다 귀한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자기 것을 남김없이 내어줍니다. 사랑이 없으면 손끝 하나 내밀지 않지만, 사랑하면 온몸을 내어줍니다.

순교는 일반 생활 안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참사랑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이 없으면 죽게 됩니다. 이것은 살아있는 모든 것에 적용됩니다.

나라를 사랑하다 목숨을 바친 이를 애국자라고 하듯이 하느님을 사랑하여 목숨을 바친 사람을 순교자라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자기 안에 의식하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은 새로운 계명을 줍니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저는 오늘 아침 '나도 순교자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다면...' 하는 열망을 생각하다 '아직은 그런 기회가 없으나 만일 이북에 그냥 살고 있었으면 순교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이 사랑이라고 정의해보니 순교의 기회는 시간마다 현존하는 곳마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제도 저녁 늦게 고백성사를 주다가 밤 10시가 넘어 방에 들어와 의자에 앉았습니다. 약도 먹고 내일 묵상도 준비하고 시간이 11시 30분이 되어 피곤한 하루를 행복하게 느끼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늘도 순교자의 삶을 사랑을 완수하기 위하여 주님이 주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저는 오늘도 모두가 생명보다 귀한 사랑을 실천하면서 순교자의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