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처럼 사는 사람 <마태10, 17-22>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맞이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죽음이 어떤 것인지는 죽음의 의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우리는 무엇이든지 늘 지니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버려질 때가 있고 버려야 합니다. 어딘가 한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자리를 내놓아야 하고 물려 주어야 합니다. 교황의 자리는 종신직이지만 지난번 교황님은 자리를 내놓으시고 은퇴하셨습니다. 역사에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죽기보다 싫은 일이나 사람을 용서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각오하고 일을 하며 용서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순교자들은 살을 도려내고, 불로 지지고, 매를 맞고 피를 흘리며, 굶주림과 갈증을 참으며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당합니다. 우리는 참을성이 없습니다. 비웃음, 비방, 마음의 상처를 참지 못하고, 몸부림치고, 정신을 잃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남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말하고 싶은 대로 말을 하고, 빼앗고 싶은 대로 빼앗아 가더라도 주님의 일이라면, 주님이 이르시는 말씀이라면 내주고 손해를 손해로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손해 보고 살아야 하고 짓눌려 살아가야 할 때 순교자를 생각하며 순교자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의 첫 사제인 성인 축일. '나는 사제로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을 게으르게 하고 피하고 숨으려 하고 있지 않은가? 드러내놓고 주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더 많은 사람이 구원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데 증거할 일을 하지 않고 자존심이나 인기나 바라고 허울 좋은 사제로만 살지 않았는가? 스스로 반성하면서 오늘을 지내야겠다.'

다만 상 받기 위해서 아니고 하느님 나라에 필요한 일이어서 즉, 공동체에 필요한 일이어서 아침부터 나오지 않은 형제를 찾아 수도원 긴 복도를 왔다 갔다 하고 일어나지 않은 사람 전화하여 일으켜 세워야 하는 자리이므로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제 일을 하는 사람은 건강하게 산다고 하면서 100세까지 살려면 98세까지 일을 찾아서 하라고 하는 말에 찬동하면서 정신 차려 일을 찾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감사해야겠습니다.

주님! 오늘도 주님의 일을 하는데 순교자적 삶을 통하여 하루 일을 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