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우환 <마르코 12, 38-44>

아는 것이 힘이라 하였지만 아는 것이 악을 저지르고 사회의 암적 존재가 되기 쉽습니다. 오히려 무지하고 약하고 능력이 없는 사람이 세상의 기초를 놓고 밝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복음에 갑질을 하는 율법학자와 가난한 과부의 헌금 차이를 잘 설명하십니다. 힘없고, 백 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작은 정성이 큰일을 해냅니다.

요사이 우리 사회가 힘이나 능력이나 가진 것, 명예를 지닌 사람들이 세상을 더 어지럽게 하고 국민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얼마 전 2조 원이나 번 졸부의 자살 사건은 정부 부정의 차원에서 경종을 울렸지만, 더 근본적 인간적 문제는 더 많은 것을 누리고 가지고 행세하려다가 실패한 예입니다. 작은 것을 만족할 줄 모르고 높이 오르고자 하다 오르지 못해서 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에서 욕심이 과한 결과를 보게 됩니다.

무엇을 알면 아는 만큼 실천해야 하는데 아는 것을 이용하여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하면 "조금 더, 조금 더" 하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됩니다. “엄히 단죄받을 것이다.”라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부정을 하는 사람, 사회적 악을 저지르는 사람은 힘이 없으면 할 수 없고, 가진 것이 없으면 할 수 없습니다. 아는 자, 가진 자, 무엇인가 하는 사람들이 더 무서운 악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귀화하여 어린이가 되라."고 하신 말씀이나 "가난한 이가 행복하다."라는 말씀 같은 의미의 말씀입니다.

시편 130에 어린이 가난한 이의 마음을 사려면 “주어 잘난 체하는 마음도 없고, 눈만 높은 이 몸도 아니오이다. 한다 한 일들을 쫓지도 아니하고, 내게 겨운 일들은 하지도 않나이다. 차라리 이 마음은 고스란히 가라앉아, 어미 품에 안겨있는 어린이 듯, 내 영혼은 젖 떨어진 아기와 같나이다.“

오늘 복음의 말씀을 잘 표현하여 따르도록 이미 시편은 전해주고 있습니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는 노랫말은 주님의 생각과는 반대입니다.

잘난 사람은 못나게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는 것입니다. 잘난 사람은 자기 자랑, 자기도취, 자각 당착 하지 말고 자기를 감추고 은수자처럼 살아야 하고 못난 사람은 자기 못난 것을 감추지 말고 드러내고 가진 것 안에 만족하게 사는 것입니다.

저는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눈은 침침하고, 머리도 어지럽고, 온몸이 쑤시고, 아는 것이란 없고, 능력도 없지만, 행복한 것은 주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는 부모의 힘을 의지하여 사는 것같이 주님이 계셔서 저는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모든 이가 어린이 되고, 가난한 마음으로 살면서도 행복한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