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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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1-29 09:26
말 없이 떠나신 아빠스님
 글쓴이 : 이석진그레고리오신부
조회 : 4,627   추천 : 0  

말도 없이 떠나신 아빠스님 장례미사 강론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신 사랑하는 이형우 아빠스님.

급히 형제들과 변변한 작별인사 없이 우리를 떠나신 이형우 아빠스님 우리는 당신 앞에 모여 우리끼리 작별의 말을 하고자 합니다.

우선 많은 나이 많은 형제들 뒤로 하고 새치기하셨습니다. 그리 급한 일이 있어서 주님 앞에 나가셨습니까?

12년의 수도원 장상으로 쌓아 놓으신 공덕을 보고하러 가셨습니까?

아니면 시국이 혼란해서 나라의 안녕을 위하여 간청하러 가셨습니까?

그러나 우리 형제들은 말씀도 없이 떠난 아빠스님을 이 세상에서 슬픔과 큰 고통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믿습니다. 세상에서 많은 수고와 고통을 덜어놓고 그렇게 기도와 묵상 중에 그리워하던 주님 품 안에 안착하였으리라 믿고 슬픔 중에도 위로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1118일 병문안 가서 이런 말 저런 말 하고 몸을 잘 간수하라고 부탁하고 선종하시는 날 찾아보려고 했었는데 아침 식사 때 수녀원으로부터 비보를 듣고 우리는 당황하면서 급히 수도원으로 모시고 형제들이 슬픔과 고통 중에 맞이하며 기도를 드리는 동안 지난날의 그 많은 시간이 저에게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좋았던 일, 나쁜 일이 생각나면서 주님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였습니다.


죽음은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아빠스님의 죽음은 시기나 시간이 참으로 복된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 대림 첫 주 미사 참례하려고 수녀원 성당에 가시다가 성수대 앞에서 쓰러져 운명하셨다는 말을 듣고 '오! 복된 죽음이여'라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믿는 사람에게 죽음은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삶임을 확실히 믿고 있어 우리도 뒤를 따라가면서 다시 영원한 하느님 품에 만나리라 믿고 슬픔 중에도 위로받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 드립니다. 하느님 앞에 이 땅에서 이루신 일을 보상받으시며 저희가 생각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 속에 계시리라 믿습니다.

잘 가세요. 우리도 그날 다시 만나서 이 세상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씀을 실천하면서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아빠스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슬픔 중에 있는 어머니, 형제, 수도 형제 모두는 만나는 날까지 축복의 기도를 드립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