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께 영광

  수도생활 하는 데에 담배라는 것은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말 그대로 수도(修道) 생활을 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바르게 닦아 나아가는 길이므로 기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절제의 생활이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대개 초기 양성기 때에는 담배를 스스로 끊도록 합니다.
  그리고 형제님께서 3년 간만 기한적으로 수도생활을 하시고 싶다고 하셨는데, 죄송한 말씀이지만, 내가 나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에서 하나를 취하는 만큼, 하나는 선택에 따른 상실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특히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는 성소의 삶 가운데서도 수도생활이라는 조금 특이한 부르심을 따라 간다는 것은 내 가족과, 내 몸과, 심지어는 내 뜻마저도 모두 포기하고 그리스도를 따라 하느님을 찾아가는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러한 생각으로 그 어느 수도원의 문을 두드리셔도 좋게 응답해 줄 수도원은 없을 줄로 생각됩니다. 이는 수도생활 뿐만 아니라 내 삶을 살아 나아가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벌써 인생을 결정하고도 한참 지났을 36세의 나이에 아직 이것 저것 모두 다 손에 쥐시려는 것은 너무나 큰 욕심이라 생각됩니다. 부디 하루 빨리 삶의 방향을 정립하시길 바랍니다.

- 성소담당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