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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0-15 14:12

2006년 2월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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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회 왜관 성 마오로 쁠라치도 수도원
2006년 2월 소식

1. 예,결산 장로회 및 참사회
지난 16일(목) 오전 9시에 2층 회의실에서 예·결산 장로회가 있었고, 22일(수) 오후 2시에는 예·결산 참사회가 있었습니다. 이날 형제들은 당가 수사의 수도원 및 수익부서 2005년 결산과 2006년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김 발렌티노 수련 수사의 서원 동의 투표가 있었습니다. 김 발렌티노 수사는 형제들의 서원 동의를 받아 3월 14일(화)에 첫서원을 하게 됩니다.

2. 청원 착복식
1월 4일(수)에 수도원에 입회한 4명의 지원형제들이 두 달여간의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25일(토) 오후 참사회의실에서 청원착복을 하였습니다. 이날 이 시몬 베드로 아빠스는 청원형제들에게 이제 사회의 옷을 벗고 수도복을 입는 것인 만큼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청원착복을 한 형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석영 베드로, 박지훈 사도요한, 김도완 비오, 이종원 바오로

3. 젊은이들을 위한 그리고 성소자를 위한 수도생활 체험학교
젊은이들이 수도원에 와서 지친 심신을 쉬게 하고 영적인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어느 정도 교회 안에서 새롭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한 수도생활 체험학교가 이번 2006년 겨울에도 두 번 개최되었다. 2월 10-12일에 개최된 제17차 수도생활 체험학교는 젊은이들(남녀)을 대상으로 “하늘 고향을 향해 달려 가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약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왜관 피정의 집에서 있었다. 수도자들과 함께 시간경과 미사를 바치고 금남논과 원내 농장, 성물방, 분도 노인마을 등에서 노동체험을 했으며, 아빠스님과 박 알렉시오 신부님의 강의를 통해 수도생활과 신앙생활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였다. 제18차는 성소자들을 위해 2월 25-27일 개최되었는데, 수도성소와 사제 성소에 관심이! 있는 형제들 19명이 참석하였다(특별히 이번에는 참석자 가운데 고등학생들이 반 이상을 차지했다). 성소자들을 위한 수도생활 체험학교는 좀 더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는데, 수도자들과 함께 바치는 기도와 미사 뿐만 아니라, 명상과 Lectio Divina에 대한 이해와 실습, 수도자들과의 축구, 땀흘리는 노동 체험을 가졌으며, 수도원 봉쇄 구역 안에서 수도자들과 식사도 함께 하였다. 인 끌레멘스 원장 신부님과 선 라파엘 신부님께서 수도생활에 대한 강의를 해 주었다. 성소 담당자는 참석한 모든 이들과 면담을 하면서 수도성소에 직접적으로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하였다.
이번 겨울 수도 생활 체험학교도 공동체 형제들 모두가 기도와 많은 배려해 주어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특별히 총진행을 맡은 박 안셀모 신부와 양 세라피노 수사, 유기 서원 신학생들, 그리고 주방과 객실에서 많은 수고를 해 주었다.

4. 형제들의 근황
1) 이 시몬 베드로 아빠스가 6일(월)에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수도회 연석 간담회에 참석하셨고 14일(화)에 서울 CCK에서 민족화해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셨습니다. 그리고 23일(목)에 부산 올리베따노 수녀원 종신서원식 주례를, 24일(금)에는 부산교구 황철수 신부의 주교 서품식에 참석하시고 본원에 귀원하셨습니다.
2) 7일(화)에 황 춘홍 다미아노 신부가 80세 생신을 23일(목)는 김 용택 필립보 수사가 90세 생신을 맞이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연로하시지만 맡은 일에 대해서 기쁘게 봉사하고 계십니다. 황 다미아노 신부는 양성중인 형제들을 위해서 라틴어와 베네딕도회 역사를 가르치고 계시고 김 필립보 수사는 오후에 문간에서 봉사하고 계십니다. 이 두 분께서 앞으로도 건강하고 기쁘게 수도생활을 해 나가실 수 있도록 형제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3) 진 토마스 신부가 1(수) - 10(금)까지 사수동 수녀원에서 종신서원자 연례피정을 지도하였습니다.
4) 10(금)에 뉴튼 수도원의 김 요한 보스코 신부가 본원을 방문하였습니다.
5) 본원의 반 충환 젤라시오 수사가 15일(수) - 19(일)까지 농림부에서 주최한 전국 농업 기술자 학교에 참석하여 다양한 농업 기술을 체험하고 돌아왔습니다.
6) 17(금)에는 그동안 약 반년동안 서울대학교에서 중등 교원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였던 박 안셀모 신부와 윤 비안네 신부가 졸업을 하였습니다. 특히 박 안셀모 신부는 성적이 뛰어나 우수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동안 바쁜 가운데 수고한 박 안셀모 신부와 윤 비안네 신부가 앞으로 공동체와 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형제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7) 김 에바리스도 신부가 21일(화)에서 23일(목)까지 서울 장충동 피정의 집에서 열린 가톨릭 종교, 철학 교사 연수회에 참석하였습니다.

5. 손님
1) 마리아 회의 수련장 수사와 수련자가 4일(토) - 13(월)까지 수도원 피정의 집에서 피정을 하였습니다. 이들은 토요일에 본원형제들과 함께 식사를 하였고 주일에는 수련원 형제들과 축구를 통해 친교를 나누었습니다.

6. 기타
1) 현재 인쇄소 뒤의 담이 붕괴 위험이 있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수공사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공사를 하면서 조그마한 문을 하나 설치할 예정입니다.
2) 양호실에 계시는 이 베네딕도 신부와 이 부르노 수사의 건강상태가 현재 염려스러운 상태입니다. 이 부르노 수사의 경우 노인성 치매가 더욱 심해진 상태여서 특별히 외출을 제한시키고 있는 형편입니다. 양호실에 계신 수사님들이 많은 수고를 하고 계시지만 본원 뿐 아니라 분원에 계신 형제들도 두 분 수사님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아울러 많은 기도도 부탁드립니다.
3) 현재 본원과 분원 형제들의 옷을 보관할 옷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존 2층에 마련된 옷장 이외에 새로운 장소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장소와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4) 지난 1월 15일에 ‘봉헌회 규약집’이 발간되었습니다. 봉헌회 규약집에는 봉헌회원들이 지켜야할 다양한 규범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2006년 3월 8일
비서실

첨부: 황 춘홍 다미아노 신부의 글

창립100주년을 앞둔 왜관 수도원

원광대학교 조 용헌 교수가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라는 책을 저술해서, 한국사회에서 자존심과 품위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열다섯 명가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명가의 기준을 그 집 선조 또는 집안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느냐에 두고 있다. 즉 얼마나 벼슬이 높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선미에 부합하는 삶을 살았느냐 이다. 조 교수는 이것을 파악하는 실질적인 자료로 고택-오래된 집-을 택하고 있다. 명문가가 오늘까지 지니고 있는 집들은 대략 4-500년 된 것들도 있다. 역사의 풍랑을 겪으면서 이러한 고택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토대를 갖추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고택들을 유지하고 있는 집안은 대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역사성, 즉 역사가 오래 되었다는 점이다. 역사가 오래면 그만큼 사회에 이바지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한 집안이 그토록 오랫동안 고택을 보존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둘째는 도덕성이다. 그들은 나름대로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선비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한 반면 남에게는 관대한 정신이 바로 “선비정신”이라 하겠다. 나라에 재난이 닥치면 전쟁터에서 목숨을 내놓고, 주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면 모른 체하지 않았다. 그들이 고택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도덕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동학난과 6.25같은 사회적 격변기에 주변의 존경을 받지 못한 많은 저택들이 사라져 갔지만, 명가의 고택은 그대로 보존되었다.
예를 들면 경주 최 부잣집은 1년 소작 수입이 쌀 3천 석 정도였는데, 이 가운데 1천 석은 집안에서 쓰고, 1천 석은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접대하는 데에 사용하고, 나머지 1천 석은 주변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에 썼다고 한다. 1년에 1천 석을 과객 접대하는 데에 썼다고 하니 당시의 경제규모로 따지면 엄청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빈민구제에 쓴 금액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남원의 죽산 박씨들의 고택인 몽심재는 구레, 순천 쪽에서 한양으로 과거보러 올라가는 선비들이 들르는 단골 사랑채였다. 전라도뿐만 아니라 경남 함양 쪽에서 넘어오는 영남 선비들도 남원을 거쳐 한양에 올라갔는데, 이들 역시 남원을 들를 때에는, 특별한 지장이 없는 한 몽심재에 머물렀다. 또 이 박씨 집안에는 “한국의 마더 데레사”라는 별명을 가진 원불교 박 청수 교무가 있다. 박 교무는 지난 20여 년 간 국경, 인종, 종교를 초월해서 세계 50개국 사람들의 무지와 빈곤, 질병퇴치에 힘썼다. 지뢰가 많이 묻힌 캄보디아에서는 영국의 할로 재단을 통해 미화 11만 달러를 들여 지뢰제거작업을 폈고, 25년간이나 성 나자로 마을을 도와왔고, 히말라야의 눈 덮인 산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국의 따뜻한 겨울옷과 담요 등 7만 여 점을 3천 500미터 고지에 올려 보냈다. 한국의 명문가의 빠짐없는 특징 하나는 자선이다. 명문가 후손들은 한결 같이 입을 모아 적선을 많이 해야 집안이 잘 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명문가의 셋째 공통점은 인물이다. 그 집안들은 과거와 현재에 걸쳐 인물들을 배출했다. 서울 안국동의 윤보선 집안이 그 대표적 사례인데, 이 집안 윤씨들은 한국인명사전에 무려 50명 가까운 사람이 실려 있다. 남원 몽심재의 죽산 박씨들은 원불교 성직자를 40명이나 배출했다. 인물이 없는 고택은 유지가 불가능하다. 전남 진도의 양천 허씨 집안은 5대째 계속 유명 화가를 배출해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예를 남겼다. 그밖에도 충남 예산의 추사 고택에서는 조선 후기 예술계를 대표하는 인물 추사 김정희가 나왔고, 예향의 요람이라고 일컬어지는 해남의 고산 고택은 윤선도를 배출했다. 경북 영양의 호은 종택에서는 지조를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처신으로 보여주었던 시인 조지훈이 나왔다. 이 밖에도 명문가들은 여러 방면의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다. 이렇게 학문과 예술 등에 뛰어난 인물들을 배출하고 이들 명가의 신분에 따르는 도덕상의 의무도 충실히 지켰기에 오늘날까지도 집안을 잘 보존할 수 있었다.
이 명문가에 틀에 비추어 볼 때, 서울, 덕원을 거쳐 왜관에 자리 잡은 왜관 수도원도 명문가에 속하지 않겠나 생각된다.
첫째는 역사성인데 성 베네딕도의 규칙을 따르는 수도생활은 1500년이 넘었고 그 전통을 이은 우리 수도원도 창립 10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교회 안의 사정과 예기치 않은 공산정권에 의해 한 장소에 뿌리박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서울 수도원의 건물은 신학교 교사의 일부가 되었고, 덕원 수도원은 공산당에 몰수되어 김일성 대학 농과대학 건물로 사용되고 있지만, 주민들의 미움을 받아 파괴되지는 않았다. 주민들한테 인심을 잃는 일이 없이 살아왔고, 전통에 대한 의식이 강했기에 이곳 왜관에서 다시 수도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둘째는 도덕성인데 선배들의 철저한 수도정신과 자신에게는 엄격하면서도 남에게는 관대한 정신이 있었기에 오늘이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제가 직접 겪은 바 있는 덕원의 선배들의 삶은 그대로 복음적이고 수도규칙에 따른 삶이었다. 후배들에 대한 배려도 놀라웠다. 공산당원들에게 잡혀 수용소로 떠나는 원장 신부님은, 당신들의 사정을 걱정하라는 말은 한 마디도 않고, 우리한테 빨리 월남해서 외국에 가 공부해 신부가 되라는 격려를 남겼다. 또 선배들은 진지한 삶의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 주어, 그들의 삶의 틀을 잡게 했다. 그러한 기초가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이것은 과거에 대한 감상적 회상이 아니라. 좋은 전통을 무시한 현재의 올바른 삶이란 있을 수 없다.
서울과 덕원, 왜관에 계시던 선배들은 모범적 수도생활을 해 가면서 넓은 토지를 확보해 거기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수도원과 본당의 살림을 뒷받침했고, 덕원에서는 30만 평의 논을 마련해 그 수입으로 신학교를 운영했다. 그리고 은인들한테서 오는 희사금으로 성당, 학교, 사회복지시설을 설립 유지하는 데에 사용했다. 그러다가 수도원에서 그것들을 운영하거나 관리할 필요가 없어지면 토지, 건물, 비품 일체를 인수하는 측에 넘겨주었다. 지금의 대구와 안동교구에 넘겨 준 본당시설 일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엄청난 액수일 거다. 우리 선배들은 그것을 훌륭히 해냈다. 6.25사변이 일어났을 때 외국에서 오는 구호물품을, 많은 사제들이 처분해서 성당을 짓고 사업에 쓰고 있었지만, 우리 선배들은-한 사람을 제외하고는-모두 주민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 당시 그런 성실함과 정직함은 어리석은 것으로 비쳤는데도 선배들은 원칙대로 살았다. 이 밖에도 선배들은 외국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가난한 사람을 도왔다.
셋째는 인물이다. 오틸리엔 수족이 한국에 수도원을 설립하려는 방침을 굳히고는, 독일에 인재가 부족한데도 우수한 인재를 한국에 많이 파견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한국의 베네딕도 수도원은 일선포교보다는 교육 사업을 통해 그리스도의 정신을 심어주는 한편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했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을 파견했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기술학교를 운영하여 목공과 인쇄기술자들을 양성했다. 한국에서 인쇄기를 처음 만든 사람이 수도원의 기술학교 출신이었다. 또 서울에서 대학교를 세우려고 계획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덕원에 신학교를 세워서 덕원과 연길의 수도자는 물론 함흥과 평양교구의 신학생들뿐 아니라, 태평양전쟁으로 폐쇄된 서울 신학교의 학생들까지 받아서 교육한, 한국 유일한 신학교로 존재하다가 1949년 폐쇄되었다. 덕원 신학교의 교수진은 한국의 신학교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분들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학덕을 겸비한 훌륭한 수도승들이었기에 그분들한테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늘 흠모의 정을 품고 옛날을 회상한다.
오늘의 왜관 수도원은 위와 같은 전통 안에서 시작되었고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이 명문가다운 전통에 긍지를 가지고 그것을 이어가야 할 줄로 안다. 또 왜관에서의 생활 50주년을 넘긴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얼마나 선배들이 세운 전통에 충실한지 반성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줄 안다. 지금 우리는 훗날 우리 후배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만큼 살고 있는지, 가난하고 곤궁에 처해있는 이들을 위한 배려를 하고 있는지, 또 그러기 위해서 수도원의 경제적 기반을 튼튼히 하고 있는지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수도원 설립 100주년을 뜻 있게 지내는 일일 것이다. 우리도 한국의 명문가들처럼 명문가로서의 자존심과 품위를 지키면서 살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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