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마르코 신부는 덕원 자치수도원구 사제였다. 그는 1913년 1월 3일 부산시 영주동에서 김성준(요셉)과 박부경(벨다)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며, 세례명은 마르코였다. 부산 교구 김동언(金東彦) 신부가 그의 친형이다.

그는 언양 공립 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가족이 일본으로 이사하게 되자 중등학교 과정을 일본에서 마치고 와세다 대학 전기공과에 진학하였다. 대학 재학 당시 그는 성베네딕도회 소속 성직 수사로서 원산교구 주교좌 본당의 주임신부이던 탁 파비아노(卓世榮 Fabianus Damm)를 만난 것을 계기로 대학을 중퇴하고 덕원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덕원 신학교를 졸업한 그는 1943년 3월 6일 덕원 수도원 성당에서 신 보니파시오 주교 아빠스의 주례로 사제로 서품되었다. 제서품 직후 김동철 신부는 모교인 덕원 신학교 교수 신부로 발령을 받아 재직하면서, 본당 신부가 여행 중이거나 부재중일 때에는 함흥 본당의 사목을 돕기도 하였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은 일본 본토와 한반도에 있는 미국인 선교사들을 모두 추방하는 정책을 감행하였다. 평양 교구는 1927년부터 메리놀 외방 전교회가 사목을 전담하고 있었는데, 일본은 선교사들을 일제히 잡아 가두고 추방을 서둘렀다. 이에 1942년 6월 1일 전임 평양교구장 오(O'Shea) 주교를 비롯한 메리놀회 사제, 수도자 전원이 본국인 미국으로 송환되었고 평양 교구장직은 새로 주교로 서품된 노기남 서울 교구장이 잠시 겸직했다가 1943년 3월 9일 홍용호 신부가 평양 교구 제5대 교구장으로 임명되었다. 착좌식을 마친 홍용호 주교는 평양 교구가 독립된 교구로 재출발하게 되자 메리놀 선교사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각 교구에 신부 파견을 요청하였다. 이때 서울 교구에서 김영식 베드로 신부, 함흥 교구에서 한도준 마태오 신부, 연길 교구에서 김충무 클레멘스 신부와 한윤승 필립보 신부 등 4명이 파견되었다. 1942년 2월부터 평양교구에 파견되어 사목활동을 하던 서울 교구 신부들이 1944년 12월 서울로 돌아감과 동시에 덕원 교구에서 파견된 김동철(마르코) 신부와 최병권(마티아) 신부를 맞아 사목편제를 개편하게 된다.

김동철 마르코 신부는 1944년 11월에 평안남도 안주(安州) 본당의 제6대 주임으로 임명되어 1946년 10월까지 사목하였다. 1945년 4월 9일에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를 초대하여 분원을 설립토록 하였고, 해방 후 본당에 ‘우리말 공부 교실’을 개설하여 좋은 결실을 거두었다.

1946년 10월에 그는 평안북도 비현 본당 주임으로 전임되어 1950년 6월 27일까지 사목하였다. 1947년 초에 비현 본당 내 성심학교(聖心學校) 교사를 비현면 인민 위원회가 징발하려 하자 이에 저항하다 감금되었다가 풀려났다. 1948년 8월 27일에는 영원한 도움의 수녀회 비현 분원을 다시 시작하였다.

그의 체포 및 순교 상황은 다음과 같다. 1950년 6월 27일 밤에 그는 평양 교구 내 성직자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체포되었다. 이후의 행방은 불분명하나 피살되었음이 분명하다.